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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오케스트라 10년의 생존이야기 - 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

기사입력 2019.08.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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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스트라의 운영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냉혹한 현실의 문제는 당연히 돈이다. 세계 대부분의 오케스트라들은 연주회 티켓 수입보다 자선가들의 후원에 의지해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다. 물론 유럽 선진국들의 오케스트라들 조차 언제나 지원금에 의존해왔다. 왕실과 종교기관, 정부, 혹은 후원자의 후원 없이 티켓 수입만으로는 유지가 힘들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또한 티켓 판매수익보다 후원금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최근 미국 오케스트라 연맹(League of American Orchestras)이 전하고 있다. 

     

    결국 오케스트라 생존의 열쇠는 자선가들의 후원을 얼마나 잘 받아내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미국 오케스트라 연맹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오케스 트라 수입의 43%는 후원자의 기금이고 40% 는 티켓 판매, 공연장 대여, 주차비 등의 수입이며, 나머지는 투자 등에서 얻은 수익이 라고 한다. 물론 이것은 평균치이고 어떤 곳은 티켓 판매가 더 많을 수도 있지만 후원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디나 마찬가지인 듯 하다. 후원금 지원 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의 많은 오케스트라들은 만성적자로 운영을 접었고, 심지어 미국 최고의 교향악단인 뉴욕 필하모닉도 2001~2002 시즌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운영위기로부터 국내 민간 오케스트라들은 안전할까? 국내의 주요 오케스트라들은 부산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달리 시립예술단체로서 운영비의 100%를 지자체로부터 지원받고 있어 운영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서울시향이 14년전 법인화 되었고 6년 전에는 KBS교향악단이 법인화 되었다. 그 외에도 코리안 심포니, 강남심포니 등 상당 수의 수도권 오케스트라의 법인화는 이미 진행되어 정착단계로 들어선 단계이다. 더욱이 최소 수십억 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전국의 일반 시립교향악단에 비해 훨씬 적은 예산으로도 오케스트라의 운영이 가능하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내놓은 계약기간 2년의 오케스트라인 ‘고양시 교향악단’의 성과는 지역 공연 예술계 전반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이미 모든 예술단체의 법인화가 대세인 세계적 경향들은 이제 국내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거대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어 기존의 재정기 반이 취약한 민간오케스트라의 생존경쟁은 더욱 처절할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척박한 국내외 환경속에서 문화예술의 불모지인 부산에서 우리가 자부할만한 민간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 같다. 2009년 7월에 창단하여 10년을 넘게 민간 상근 연주체제를 유지하며 매월 정기연주회를 선보이는 부산 유일의 전문예술 『사단법인 부산네오필하모닉오케 스트라(이하 부산네오필)』가 바로 주인공이다. 시 예산으로 운영하는 시립오케스트라도 소화해내기 어려운 연주활동을 민간오 케스트라인 부산네오필이 지난 10년동안 압축적으로 이루어 내온 것이다. 매년 앙상블 공연을 비롯해 초청공연, 찾아가는 음악회, 정기연주회 등 연간 40회 이상의 폭넓은 연주활동을 수많은 국내외 연주자들과 함께 가져왔고, 조수미, 양성원, 김동규 등 세계적 인 연주자들로부터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민간 오케스트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도에는 문화예술교육특구를 표방하는 금정구의 금정문화회관의 상주단체로 지정되면서 2018년도까지 5년간 금정구의 문화예술 교육특구의 위상을 드높였으며, 지난 6월에는 창단 10주년 기념 정기연 주회를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27개의 후원기업과 400여명의 개인 후원 인들을 모시고 가졌다. 공연 시작이 네오필의 감미로운 하모니로 울려 퍼지자, 지난 10년의 연주활동에 화답하듯 공연장에는 감동의 박수소리와 함께 우뢰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고, 그날의 감격을 함께한 참석자들의 감동 스토리는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꺼리가 되고 있다. 

     

     

     

    부산네오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7월 창단 11년차에 접어들면서 미래 10년의 준비 를 “후원 회원 1,000명”, “공연장 만석”을 목 표로 “천만석”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 고 8월 연주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10년 의 시간들이 누가 봐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 데 “느리지만 곧게 그리고 최고 수준의 음악 을 창조하는 높은 이상을 꿈꾸며” 라는 슬 로건으로  열정을 다해 상임지휘자의 길을 걸어온 홍성택 음악감독의 결의에 찬 눈빛 에는 지난 30년의 음악인으로서의 세월을 넘어 네오필을 부산시민의 민간오케스트라 로 자리매김하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오케 스트라가 될 수 있다는 미래의 꿈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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