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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람이 만드는 음식의 기본이 충실한 맛집 - 해물천국

기사입력 2022.02.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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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2월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장전동 지하철역 맞은편 건물 4층에 선거 사무실을 차렸다. 아침 6시30분이면 샤워하고 출근인사 하려고 나오고, 밤 11시경 문을 닫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1층에 비슷한 시기에 ‘해물천국’이 라는 상호의 가게가 이제 막 영업을 시작했다.

     

    우리 사무실에 오신 손님들이 때가 되어서 식사를 하실 요량이면, 늘 1층에 있는 ‘해물천국’으로 가셨는데, 다녀오신 분들이 모두가 엄지척을 하셨다. 어떤 분들은 ‘해물천국’ 식당을 이용하기 위해 우리 사무실을 오시는 분도 계셨다. ^^;;;;

     

    처음 우리들이 놀란 건 해물탕의 재료가 모두 생물이었다는 점이다. 쭈꾸미든, 낙지든, 조개든, 그 안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생물이었고, 최소한의 양념으로 만들어 내어 음식 재료의 본 맛을 극대화한 ‘해물탕’은 매일 사람을 만나서 술을 마셔야 하는 우리들 에게는 낙원과도 같은 맛이었다. 그리고 한쪽에 따로 마련된 ‘오늘의 추천 메뉴’에는 그날 그날, 제철 해산물을 가져와서 요리를 해주는데,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담백한 맛은 늘 우리에게 메뉴 선택의 어려움을 주곤 했다.

     

    선거기간이 끝나고 당선된 후 나는 ‘해물천국’의 홍보대사를 자청했다. 벽에 깨알같이 쓰여있는 낙서들은 우리의 마음을 대변했고, 우리는 해만 떨어 지면 ‘해물천국’에서 약속을 잡았다.언제부터인가 ‘해물천국’은 줄을 서야 입장이 되는 장전동 맛집으로 알려졌다.

     

    세월이 흘러간 후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주방에서 묵묵히 음식을 만들어내시는 우리 누님같은 사장님의 선한 미소에 반한 것 같다. 사장님의 웃음은 마음속 피로를 풀어주고, 집에서 대접받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신다. 때때로 피곤 한 의정생활에 스트레스를 좀 받아도 늘 한결 같은 미소로 걱정해주시고, 슬쩍 특별한 부위를 한, 두점 주시면 또 힘을 내곤 했다.

     

    요즘은 이런 저런 일로 자주는 못가지만, 동료들과 어울려 해산물에 소주 한잔하고, 마지막은 해물라면으로 해장하던… 그 시절이 늘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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