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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축제” 이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때

기사입력 2022.11.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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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구는 부산의 진산인 금정산과 전국 최장 산성 금정산성(사적 215호, 18,845m)이 있는 도시로, 지역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문화예술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1996년 ‘금정예술제’로 시작한 ‘금정산성축제’는 2011년부터 3년간 ‘금정산성 막걸리축제’로 특성화하였다. 2013년부터 역사성과 문화성을 부각한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로 매년 축성일(5월 25일)과 연계하여 축제를 개최하여왔고, 이후 막걸리 특화 축제는 금성동 지역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막걸리동창회’란 이름으로 매년 8월경에 민간주도로 행사를 열어왔다. 2019년 ‘금정산성축제’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의 금정산성 다목적광장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온천천 일원으로 장소를 이원화하였다. 이후 장소성을 상실한 변칙축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토요일 오후 금정산성축제가 열리는 금정산성다목적광장을 찾았다. 3년 만에 열리는 행사라 나름 기대를 하고 방문하였지만 쌀쌀한 날씨에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조금은 한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5월에 열릴 행사가 코로나 여파로 10월 말에 갑자기 진행하다 보니 준비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공연프로그램, 음향시스템, 비어있는 홍보부스 등 아쉬움 투성이었고, 무엇보다 참여 인원이 예전에 비해 확연히 줄어 아쉬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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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구나 10월은 대부분의 행사가 집중되다 보니 효과도 떨어졌다. 반면 온천천 일원은 주말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라라라페스티벌(10.21~23), 평생학습박람회(10.29), 온천천꽃정원(10.14~30), 복지박람회(10.8), 종교힐링축제(10.29) 등등 크고 작은 관주도의 행사들로 인해 인근주민의 피로도는 늘어가고 있다.

     

    대우아파트에 거주하는 박모씨(55세)는 “늦게까지 텐트를 철거하는 쇠파이프 기둥 소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매년 7월 칠석이 있는 주말 토요일에 행사를 열었던 막걸리동창회 측은 “쌀쌀한 날씨에 해가 지면 온도도 급속도로 떨어지는 만큼 6시 전에 모든 행사를 마무리해야 함에도 너무 늦은 시간까지 끌어 참여자들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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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2019년 전구청장이 장소성을 상실한 채 온천천으로 축제의 개막식을 옮긴 걸 금정산성이란 원래의 장소로 돌린 건 좋은 결정이라 보여진다. 또한 예년과 달리 막걸리동창회와 결합하여 시행된 행사이다 보니 먹거리 만큼은 풍성했다. 영도에서 온 김모씨 부부(60대)는 “전국 축제를 다녀 봐도 이렇게 먹거리를 무료로 나누어주는 축제는 처음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실감난다”라면서 이번 축제에 금정산성막걸리와 음식을 무료로 제공한 유청길 사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매년 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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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산성축제는 금정구의 유일무이한 지역문화컨텐처 축제이다. 일회성 행사나, 정치인의 홍보를 위한 축제가 되어서도 안 된다. 향후 금정구의 미래 문화컨텐처 생산을 위한 보다 치밀하고 주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예전부터 제기되어 온 금정구의 문화정책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검토되어야 할 시점이다.

     

    금정구 관내에는 금정구청 문화관광과, 금정문화재단, 금정문화원이란 문화 관련 기관들이 있지만 서로 중복된 업무를 하면서 금정구 문화 발전의 비전과 목표와 방향은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 금정구청은 공무원 순환보직으로 2년 이상 관련 부서에 머물지 않아 전문성이 떨어지고 문화재단으로 업무를 이관했다고 하며 지원만 할 계획이다.

     

    금정문화재단은 이사장이 구청장이다 보니 공모로 임명된 상임이사가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금정문화원은 예산지원이 부족하고 인력과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어느 하나 금정구 미래의 문화정책을 수립하고 목표를 설정하여 행사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문화는 천년지대계라고 했다. 이제 내년 예산과 정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백년, 천년 후 금정구의 문화 생태계를 상상하면서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면밀한 문화정책이 준비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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