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좀 주세요
정창래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길었나 봐요
지우개 좀 주세요
지금껏 살아오며
지울 것이 너무 많아요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뉘우치며 지우고 싶어요
마음에 상처를 드렸나요
용서를 빌어요 지우고 싶어요
너무 많아 다 못 지웠어요
지우개 하나 더 주세요
하나님께 간청 드립니다
저에 잘못 모두 알고 계시잖아요
저에 모든 잘못 회개하며 살게요
하나님 모두 지워주세요
█ 작품 감상
삶이 익어갈수록 잘못한 것은 쌓여간다.
젊은 시절 사소한 언행으로 주위에 너무 많은 마음의 빚을 남겼다.
이제 잘못을 빈다.
나도 그렇다.
지나고 보니 잘못한 것 투성이다.
정창래 시인은 지금까지 자신의 내면에 숨겨 놓았던 내밀한 이야기를 고백하고 회개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그렇지 않는 사람이 있으랴...
그래서 더 깊이 다가오고 그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 약력
종합계간지 『문화와 문학타임』 신인상 수상(2023)
이삭문학협회 이사, 시낭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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