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맷길 주차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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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갈맷길 주차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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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주차장 전경 

  

야외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왔다. 그 중 걷기는 가벼운 운동으로 가까운 사람들과 산책으로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건강 챙기고 정신적 안정을 주는 걷기는 그야말로 열풍이다. 그래서 좋은 경치가 곁들여진 걷기 편한 길은 주말이면 동호인들로 장사진이다. 부산시는 이런 곳의 대부분을 어김없이 ‘갈맷길’이라는 이름으로 관리하고 있다. 부산에는 모두 9개 코스로 분류한 갈맷길이 약 279km에 달할 정도로 여러 곳에 지정하여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금정구의 경우 금정산과 회동호 주변이 갈맷길 7∼9 구간으로 지정하여 그 길이가 약 31km에 달한다. 특히 회동호 둘레에 걸쳐 있는 갈맷길 코스는 땅뫼산 황톳길이 포함되어 부산시민과 타지의 관광객까지 찾는 인기 있는 걷기 명소가 되었다. 이처럼 인파가 몰리니 음식점과 카페가 늘어나는 것이 필연적이다. 그 결과 차량이 많아지는 건 당연지사다.

 

갈맷길 주변의 접객업 때문에 차량이 많아지면 걷기 동호인에게는 불편하다.

동호인에게는 불편하지만 음식점주와 차량소유자 입장에서는 주차장 확보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주차장 설치의 이유가 차량소유자의 입장에서는 편의제공이지만 음식점의 입장에서는 업주의 장삿속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면 과연 갈맷길 주변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은 누가 제기할까.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은 자기 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스스로 주차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을 찾는 고객의 불편을 위하여 공영주차장을 설치해 준다면 사적인 비용부담의 몫을 지자체에 전가시키는 잘못된 관행을 만드는 것이고 시민들의 편의를 악용하여 사적인 이익에 영합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민의 대표기관인 의회는 눈여겨 살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갈맷길 주변의 음식점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한 공영주차장 건설은 갈맷길을 이용하는 동호인들이 바라는 바가 아닐 것이다.

금정구의 갈맷길 주변에는 두 곳 이상의 공영주차장이 설치되어 있다. 비용은 시민의 세금이다. 그런데도 이런 공영주차장 건설 시 주민의 대표자인 의원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른 한편으로 회동호 주변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하면 많은 차량의 유인으로 환경오염은 물론 수원지인 화동호의 수질오염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금정구의 갈맷길 구간은 대부분이 상수원보호구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래도 회동호 주변에 공영주차장이 설치되어야 하는 가. 

 

상수원보호구역인 회동호 주변에 설치한 공영주차장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음식점주 이외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했는지도 의문이다. 만약 앞으로 이런 곳에 공영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 있으면(물론 다른 장소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의견 청취가 필요한 건 당연한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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