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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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금정산성 역사문화축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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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祝祭)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 또는 공동체에 특별한 의미가 있거나 결속력을 주는 사건이나 시기를 기념하여 의식을 행하는 행위’로 규정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곳곳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리고 있다. 대부분의 축제가 먹거리 시장과 가수들의 공연이라는 판박이 형태로 구성이 되고, 관주도의 축제라서 많은 비판을 받지만, 그 중에는 지역의 특산물이나 자연적 환경을 잘 활용하여 특화된 축제를 개최하면서 상업적인 성공과 함께 훌륭한 문화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축제도 많이 있다.

 

충남 보령이나 강원도 화천과 같은 곳은 접근성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지역의 경제를 살리는 훌륭한 관광상품으로까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축제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중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성이다. 현장을 떠난 축제는 있을 수 없다. 필자가 2010년 금정산성 막걸리 축제가 금정구청 주관으로 스포원에서 개최되었을 때 의회에서 이런 발언을 한적이 있다.

 

‘자갈치 축제가 교통 혼잡을 이유로 구덕공설운동장에서 열리면 되겠느냐, 안동하회마을 축제가 접근성을 이유로 안동공설운동장에서 개최되면 누가 그 축제의 정당성을 인정하겠는가’

 

이러한 문제제기를 바탕으로 금정산성 막걸리축제가 본고장인 금성동으로 옮겨왔고,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지난 8년간 많은 시행착오와 논의를 거쳐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는 내실있는 지역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주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방편과 축제를 성공리에 치루기 위한 공간확보 등, 다양한 고민을 통하여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금정산성이라는 공간의  역사적 가치를 고양하는데 많은 시간과 프로그램을 금정문화재단, 금정문화원과 같은 기관에서 만들어내고 주민들은 향유를 하였다. 

 

이렇게 자리를 잡아가던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가 2019년 갑자기 온천천에 조악한 조형물을 설치하고,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를 빙자한 온천천 축제가 되고 말았다. 다양한 공연과 예산을 들였으니 사람들이 많이 오기만 하면 축제는 성공한 것인가. 수백년의 전통을 지킨 금정산성의 이야기와 누룩을 지켜내기 위한 그 많은 사람들의 스토리는 빠지고, 도대체 무엇을 위한 축제인지 필자는 되묻고 싶다. 스토리가 빠지고, 주민이 빠지고, 금정산성 문화가 빠진 축제는 금정산성역사문화축제가 아니다. 그냥 제1회 온천천 축제라고 한다면 필자는 이해하겠다.

 

필자는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접근성이 부족하고 참여인원이 적다면, 무엇으로 보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되어야 한다. 강원도 화천에서 산천어 축제를 하는데 수십만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먼 산골을 가는 이유는 즐길 거리와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금정산성은 생각외로 다양한  문화의 잠재적 보고이다. 이 광산 에서 무엇을 캘 것인가를 찾아내는 것이 문화정책을 입안하는 전문가들이 해야 할 고민이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지역문화정책은 지방권력의 부침에 흔들리면 안된다. 비단 문화정책 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이 마찬가지이다. 잘 하는 정책은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거나 보완하면 된다. 그렇게 켜켜이 정책의 일관성이 있을 때 장기적으로 주민들에게 이익이 된다. 

지난 수년간 고민했던 지점에서, 어떻게 더 잘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 인가에 대한 부분을 함께 고민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금정구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먹거리는 ‘문화와 교육’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사람만 많이 오면 성공이라는 ‘대중추수주의’에서 벗어나, 금정구 문화 철학을 느낄 수 있는 저력있는 문화강구(文化强區) 금정구로 다시 태 어나길 기대해본다. 

 

박종성(금정산SK 아파트 입주자대표 회장 / 전 금정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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