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구 태광산업부지 제2의 LCT, 대장동은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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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정구 태광산업부지 제2의 LCT, 대장동은 막아야

- 바람 잘 날 없는 태광그룹의 행보
- 태광산업 주주들이 뿔났다!!
- 흥국생명 배구팀도 내 마음대로
- 공공시설과 공원화로 이미지 쇄신의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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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전경 (구서동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로 부근)


금정구 구서동에 위치한 태광산업

1969년 故 이임용 회장이 금정구 부지에 태광산업 공장을 건립하고 빠른 성장을 거듭하며 국내섬유업계의 선두 주자로 자리했다. 1985년 공장 화재로 소모방 59,848추가 전소되어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나, 본사는 사원을 한 명도 감원하지 않은 채 1년 동안 복구하고 2000명의 직원들을 현장에 복귀시킨 미담도 있다. 국내 섬유산업이 급격한 하향세로 접어든 90년대 초반 반여동과 울산, 경남으로 공장을 이전하며 구서동 부지는 방치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계열사인 흥국생명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태광산업은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였고, 지역과 함께 발전을 거듭했다. 그 사이 금정구는 신화와 역사·자연이 숨쉬는, 교통의 중심이자 교육과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했다.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관내 종합대학이 4개가 있으며, 예술고등학교 2개, 과학고 1개와 명문 사학들이 즐비하다. 금정구는 몇 년 전 윤산터널과 외곽순환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서부경남권과 동해안권, 중부권을 동시에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가 되었다. 향후 통일시대를 맞이하여 아시안 하이웨이의 출발점이자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두보로서의 입지를 가진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그 중심에 30년째 방치된 태광산업 공장이 알박기처럼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음이 안타깝다. 더구나 승승장구하던 태광산업이 2세인 이호준 전 회장에게 승계된 후 바람 잘 날 없이 연일 검찰과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어 동향인으로서 아쉬움이 많다.

 

 

황제보석 논란

태광그룹 이호준 전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무려 10여년에 걸친 사법절차를 밟으며 ‘황제보석’ 논란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만기출소 후에도 횡령·배임 혐의로 재차 검찰에 고발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연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흥국생명, 태광산업 파문에 시민단체의 특별사면복권 반대 여론까지 들끓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140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4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2012년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간암 치료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와 병보석이 허가돼 불구속 상태로 항소심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황제보석' 논란이 일면서 2018년 재수감됐다. 이듬해 대법원은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했고, 이후 남은 형기를 채우고 2021년 10월 11일 만기 출소했다. 출소 시점을 기준으로 이 전 회장은 향후 5년간 기업 취업이 제한되었다.

 

 

특별사면논란

정부는 2023년 신년을 앞두고 1천373명에 대해 12월 28일자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횡령·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복권되었다.

황제보석과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호진 태광산업 전회장의 사면복권에 거론되자 태광그룹바로잡기공동투쟁본부와 시민사회노동계는 2022년 12월 16일 성명을 내고 최근 정부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연말 특별사면에 이호진 전 회장이 포함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호진 전 회장이 연말 특별사면복권에 거론되고 있음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에 결사반대 한다”면서 “지난해 만기출소한 이호진 전 회장은 현재 집행유예와 취업금지에 놓여 있고, 태광그룹은 지난해 7월 2,0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7개 시민단체에 의해 피소됐다. 여기에 추가로 1,000억원대 배임에 대한 내부자료가 확보돼 관련 단체가 고발을 준비 중으로 총 3,000억원대 검찰 수사가 예정돼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호진 전 회장은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비웃으며 무려 7년의 황제보석이란 희대의 사건을 일으켜 법치를 훼손했다”며 “이호진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은 윤석열 정부의 정권 가치인 법치확립이 아닌, 재벌 총수에 의한 법치 훼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이호진 전 회장은 결국 사면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흥국생명과 연관된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흥국생명은 2022년 11월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관행과 암묵적 룰을 깨며 시장에 혼란을 안겨주는 결정이었다. 무엇보다 ‘레고랜드 사태’로 위축된 채권시장을 또 한 번 흔드는 일이었고, 그 여파는 이내 곳곳에서 나타났다.

 

태광산업과 흥국생명은 같은 태광그룹 소속이긴 하지만, 지분으로 엮여있는 관계가 전혀 없다. 무엇보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특수관계인과 함께 지분 100%를 보유 중인 비상장 회사이다. 이호진 전 회장이 56.3%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그의 조카들의 지분 합도 25%를 훌쩍 넘는다. 태광그룹 계열사 및 재단의 지분을 빼도 이호진 전 회장과 그 일가의 지분이 80% 이상이다. 사실상 개인회사라고 보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태광그룹이 실제로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이호진 전 회장이 개인회사 지원에 상장계열사를 동원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호진 전 회장과 달리 흥국생명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다른 태광산업 주주들의 반발이 당연해 보인다. 가뜩이나 소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으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키워온 태광산업이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응은 더욱 싸늘하기만 하다.

 

이에 지난 2022년 3월부터 태광산업을 상대로 주주행동주의를 앞세워 여러 문제를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흥국생명의 유동성 리스크에 따라 증자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흥국생명 주주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태광산업이 흥국생명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건 흥국생명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을 위해 태광산업과 태광산업 주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결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역시 긴급 논평을 통해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태광산업이 지원에 나선다면 태광산업의 기업가치와 일반주주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흥국생명의 유동성 위기를 태광산업이 해결해야 할 아무런 타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흥국생명 배구단, 김연경 효과 반감으로 배구계에도 찬바람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시즌 6위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을 2위까지 끌어올렸으나, 방향성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경질했다. 신용준 흥국생명 신임 단장은 권순찬 감독이 경질된 배경으로 김여일 전 단장과 로테이션 문제에서 갈등을 겪었다고 밝혔고, 구단 고위층이 개입된 것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권순찬 감독이 잘린 이유에는 흥국생명의 모기업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입김이 있었다. 이호진 회장은 평소 권순찬 감독의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에 불만이 많았다. 이에 이호진 회장은 김여일 단장을 움직여 개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권순찬 감독은 압력에 흔들리지 않았고, 그 결과 ‘방향성’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팀을 떠나게 됐다.흥국생명 선수들의 주장도 신용준 신임 단장의 해명과 상반됐다. 지난 5일 GS칼텍스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연경과 김해란은 고위층의 개입이 있었다는 것을 폭로했다. 김해란은 선수 기용과 관련해 고위층의 개입을 실질적으로 겪었던 선수 중 한 명이다. 김해란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고, 김연경 또한 이기고 있던 경기에서 고위층의 개입으로 인해 패배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흥국생명은 뒤숭숭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과거 흥국생명에서 수석코치를 맡았던 김기중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흥국생명은 김기중 감독과 구두 합의를 마친 후 감독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김기중 감독은 8일 IBK기업은행전에서 지휘봉을 잡지 않았고, 고심 끝에 흥국생명의 지휘봉을 잡지 않기로 했다.김기중 감독은 "배구계 안팎에서 신뢰를 받아도 어려운 자리가 감독직인데,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현 상황이 부담이다. 지금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이 그동안 노력해 준 선수단과 배구 관계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고 흥국생명 감독직을 고사한 사유를 밝혔다.

 

해외에서 이름을 떨치던 김연경이 모처럼 국내 무대로 복귀하며 불었던 배구 열기는 다시 찬바람이 불며 팬들의 외면을 받는 민폐구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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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산업 입구 흥국생명 전경

 


사회환원 방식으로 접근해야 특혜시비 벗어날 수 있어

지난 2021년 봄 금정구청은 태광산업과 부지 활용에 관한 협상을 시도하였으나 “태광 회장이 출소하면 개발 계획을 만들 수 있겠다”는 취지의 언질만 주고받았다. 이제 2021년 10월 이 전회장이 출소해 자유의 몸이 되면서 구체적인 개발 계획이 논의될 여건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태광산업 공장부지는 전체가 준공업지역이라 공장 외에 다른 시설을 들이기 어려운 데다, 다른 용도로 개발하고자 도시계획을 바꿀 수도 없다는 것이다. 사전협상제도를 이용하면 현금이나 현물을 공공기여 형식으로 제공한 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없이 땅의 용도를 바꿀 수 있다.

지난 2021년 금정구는 공장의 건축물 일부를 공공기여 받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 했다. 나머지 땅은 사전협상제도를 통해 토지 용도를 변경한 뒤 민간 개발을 하든 매각을 하든 태광이 알아서 하면 될 일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전협상제도로 아파트 건설 특혜 증서를 끊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부산에서 사전협상제도가 진행 중이거나 논의가 오가는 구역 중 열에 아홉은 아파트 개발이 계획되고 있다. 주택 개발이 가장 큰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금정구가 폐공장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른자 땅에 또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부산의 관문인 이 부지가 대장동이나 해운대LCT처럼 특혜 시비로 얼룩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더구나 주택 경기도 예전 만 못해 아파트 건립으로 괜한 구설수에 휘말릴 이유도 없다고 본다.

따라서, 태광산업은 그동안 추락한 기업의 이미지를 고향인 금정구 발전을 위해 사회 환원 형식으로 접근해주기를 바라며 무엇이 부산에, 금정구에 가장 바람직한 방향인지를 고민하기 바란다.

이것이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고, 노블리스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방식이다.

 


관련기사보기 :  금정구의 중심에 방치된 폐공장, 언제까지 그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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