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부산시 일방적인 스포츠 행정에 구단과 팬들 분노

- 8월3일 파리생제르망과 친성경기로 아이파크 홈구장에서 밀려나는 날벼락
- 1부리그 승강의 중요한 시기에도 아랑곳

기사입력 2023.07.31 17:29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getImage.jpg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야경(부산시 제공)

     

    70~80년대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을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를 접했다. 당시는 생방송이 아닌 하이라이트를 보내주었다. 그가 속한 팀 레버쿠젠,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에 친근감을느끼고 가보고 싶다는 꿈을 꾸던 시절이었다.

    2000년대는 박지성이 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맨유) 팀을 알았다. 당시 주말 프리미어리그를 안보면 궁금해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고, 영국의 맨체스터라는 도시를 찾아 보기도 했다.

    맨체스터는 과거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도시로 세계적인 공업도시 중 하나였다. 20세기 이후에는 제조업 및 공업이 쇠퇴하고 도시인구의 감소와 실업률 증가 등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도심정비사업과 함께 광범위한 투자를 통해 도시 재생에 집중하였고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경제에서 과학과 금융 등 서비스 기반 산업 분야로의 전환을 꾀하여 영국 북부의 중심지로 거듭났다. 그 중심에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맨유와 맨시티가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역동적인 도시로 만들고 있다.

    영국인들의 삶에서 축구를 빼면 무의미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이다.

     

    한국도 1987년대 프로축구 시대가 열리며 부산을 연고로 하는 대우로얄즈 팀이 부산 축구 붐을 일으키며 주말이면 구덕경기장을 매주 찾은 적이 있었다.

    이후 투자와 광고 유치에 실패하며 프로축구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부산 아이파크로 팀명을 바꾼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반짝 흥행에 성공하는 듯하더니 마케팅 능력 부족인지 다시 시들해졌고 부산 연고의 팀은 2016년 2부리그로 탈락하고 만다. 인구 340만 도시에 1부리그 프로팀 하나 가지지 못한 한심한 도시가 되었다. 인구 40만의 수원시가 수원삼성과 수원FC 두팀의 1부리그 팀을 보유한 도시라는 점에서 부산시의 스포츠 행정은 질타 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8월 3일 이강인이 있는 프랑스 파리생제르망(PSG)이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내한 친선전을 치르기 위해 온다고 한다.

    방송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어린시절 특별한 재능을 보이더니 이제 성인이 되어 세계적인 축구스타가 된 이강인을 보러 팬들이 몰려들 것이다.

    그런데 상대가 전북현대다.

    뭔가 이상해서 확인해보니 2030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취지로 이뤄진 행사이고, 유치를 지원하는 현대지동차를 모기업으로 둔 전북이 낙점되었다는 것이다. 결코 지역 감정이나 이유없는 심술을 부리는게 아니다. 부산아시아드 구장에 년간 사용료를 지불하는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팀이 있는데도 부산시는 사전 논의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더 기가 막히는 건 현재 2위 경남에 골득실에서 뒤진 3위로 1부리그 승강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때인데 이로 인해 부산아이파크는 홈 두 경기를 구덕운동장으로 옮겨 치러야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기원하는 이벤트에 부산 연고 구단과 축구팬들은 외면받은 결과를 초래했다.

     

    스포츠가 국민통합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르는 부산시 행정가들의 탁상공론이 저지른 참사라 아니할 수 없다.

    구덕운동장은 축구전용구장이 아니므로 운동장과 관중석의 거리가 너무 멀어 게임을 즐기기에는 부적합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구장을 옮겨야 한다면, 구덕운동장에 가변석이라도 설치하여 팬들의 여망에 답해야 한다.

     

     

    backward top home